1. 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 4

    어느덧 4월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한 겨울 추위로부터 깨어나 여기저기 꽃이 피고, 아름다운 시절입니다.
    날도 꽤 따뜻해져서 겉 옷도 가벼워지고, 여러모로 참 좋습니다.
    학생들은 새 학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고, 이젠 뭔가 본격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월요일에 맞춰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요,
    아무래도 만우절이라 왠지 글을 올리기가 꺼려지더라구요.
    혹시나 거짓말이라고 오해하실까 두려워서…
    라고 쓰고 게을러서 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아무튼 오늘은 지난 번에 예고한 대로 현재 대한민국 사교육계(특히 수학)를 이끌고 있는 거대한 환상 ‘선행 학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게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만,
    대략 십 수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고,
    이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정규 교육 과정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듭니다.
    거의 모든 학원들이 자랑스레 선행 학습을 선전하고,
    많은 부모님들이 그 학원들의 말을 믿고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고,
    믿을 수 없는 성공담이 학부모님들 사이에 회자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육학자들이 말하기에 개소리라고 일축하지요.

    뭐 선행 학습이라는 게 별 거 아닙니다.
    과거에 조기 교육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습니다.
    IMF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재능은 빨리 찾아서 그걸 집중적으로 교육하면 좋다는 얘기였는데요,
    조기 교육이라는 게 일부에 관한 특별반 형식이었다면,
    이러한 조기 교육의??일반적인 형태로의 변형 내지는 확장이 바로 선행 학습니다.

    미리 한 학기 이상을 당겨 배우고, 보통 1~2년을 당겨서 배우지요,
    남는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많은 복습을 통해 더 좋은 성적을 내게 한다는 비교적 간단하고 이해하기 편한 시스템입니다.
    공부라는 것이 대체로 복습을 더 많이 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지만, ‘더 많은 복습 = 더 좋은 성적’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체로 학원에서는 이런 식의 설명과 그에 따른 효과를 선전에 이용합니다.
    대충 보면 이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독일같은 나라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를 하고, 
    여기에 많은 교육학자들이 제발 선행 학습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이유는 뭘까요?.
    지난 대선 때 교육 관련 부문에 대한 쟁점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런 일반적인 수학 교육 과정으로 변모한 선행 학습.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저는 솔직히 이러한 현상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보면 은근 말이 안되는 구석이 있거든요.
    그럼 어디가 말이 안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보겠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선행 학습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연령에 따른 인지 능력 발달 과정을 고려치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 어리면 어릴 수록 나이 차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차이는 상대적으로 꽤 크게 나타납니다.
    한 살과 두 살의 차이는 뭐 말을 안 해도 잘 아실겁니다.
    열 살과 열 한 살, 그 차이가 좀 덜 합니다만 차이가 없지는 않습니다.
    흔히들 얘기하는 짬밥 차이일 수도 있구요.
    열 일곱 살과 열 여덟 살 쯤 되면 차이는 거의 느낄 수 없지요.
    나이를 먹을 수록 그 차이가 줄어들고, 그런 차이를 무시할 정도가 된 상태를 보통 성인이라고 하는 거죠.
    학교 교육의 시스템 특히 교과 과정도 이러한 차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서, 나름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만들어지고,
    거기엔 어떤 내용을 넣느냐도 중요하지만, 과연 이 내용을 이 나이 대의 학생들이 알 수 있는가의 문제도 중요하게 거론됩니다.

    나이가 어리면 어릴 수록 그 나이 대에 맞는 교육법이 필요하고, 그 교과의 내용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게 일반적인거죠. 그리고 다분히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이놈의 선행 학습은 원천적으로 이 차이를 무시합니다.
    열 살 중반으로 넘어가면 이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만, 문제는 보통 선행 학습의 대상이 초등 학생이라는 점입니다.
    그 대상이 초등학생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일단 초등 학교 수준의 수학은 차마 수학이라고 하기엔 뭐한 아주 간단한 개념들이 주를 이루지요, 고등학교 수준으로 책을 만든다면 한 권이 채 안될 겁니다. 그러니 가르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지요.
    여기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부모님(특히 어머님들)의 자랑 심리도 꽤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과정을 빨리 나가는 아이에 대한 어머님들의 자부심은 정말 대단합니다.
    아무래도 학부형님들 상담이 많다 보니 이런 분들을 자주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런 편리성과 자랑하고픈 심리의 결과, 초등학교 위주의 수학 학원들은 너도나도 선행 학습에 빠져듭니다.

    저는 이런 현상을 무조건 나쁘게만 보지는 않습니다.
    일부, 정말 극 소수의 일부에겐 좋은 점이 있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여기엔 기본적인 원칙이 꼭 필요합니다.
    수학의 기초 개념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그 이해를 기본으로 한 문제 풀이에 관한 충분한 시간을 보장한다면, 선행 학습 꼭 나쁘지는 않거든요.
    다만, 이러한 원칙들이 너무 대충대충 넘어가다 보니 나쁜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를 공교육 시스템이 부담하기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는 게 싫을 뿐입니다.

    보통의 선행 학습은 아주 짧은 설명과 반복되는 문제 풀이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앞서 썼던 글들에서 얘기했듯 수학은 언어 능력이 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개념들로 이루어진 학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수학은 설명을 충분히 해서 그 상황이나 원리를 이해하는 게 우선 시 되어야 합니다. 
    흔히 얘기하는 기초라는 거지요. 초등학교 수학의 교육 방향이 체험 수학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개념을 언어로 이해하고 습득하기엔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몸으로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라는 거죠.

    예를 들자면 시계 보는 법을 통해서 12진수의 개념을 몸으로 아는 거죠, 길이의 단위, 넓이의 단위를 통해 길이의 제곱으로 변하는 넓이의 원리를 깨우치는 것이고, 원을 그리는 법, 삼각형을 그리는 법, 육면체를 만들고, 전개도를 그리는 법을 통해 기하학의 기초를 배우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그냥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해보면서 몸으로 이해하고 그 감각을 익히는 게 중요한 시점에, 선행 학습은 이것을 완벽하게 치워 두고, 오로지 문제 풀이만 반복을 합니다. 이런 문제는 이렇게 저런 문제는 저렇게… 왜냐하면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생님도 거의 없습니다. 수학을 전공한 사람들도 많지 않고, 수학 교육을 전공한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다. 비 전문가가 많다는 얘기지요. 게다가 언어로 설명하자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설명은 가능한 한 짧게, 이해보다는 암기로, 문제 풀이에 많은 시간을 들이게 됩니다.
    초등 학교의 수학 문제가 어려워 봤자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나온 숫자들만 잘 조합해도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요. 여기에 약간의 노력으로 반복해서 문제를 풀게 하니까 효과가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학생의 학년이 올라갈 수록 그 효과는 점점 줄어듭니다. 그리고 수학 포기라는 극단으로 마무리를 하지요.
    이런 스타일은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에서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어집니다.

    초등학교 수학(사칙 연산과 각종 수학 어휘의 이해)은 중학교 수학(방정식으로 대표 되는 모르는 수 찾기)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존재합니다. 중학교 과정은 고등학교 과정(함수의 기본)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구요. 그러니 고등학교 과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중학교 과정을 80% 이상 이해한 바탕에서 가능하고, 중학교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초등학교 수학을 이해하고 알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그런데 초등학교 과정에서 이해의 과정을 빼고 오로지 숙달된 솜씨의 계산만 하고 있으니 이게 문제입니다. 그렇게 몸에 익은 문제 풀이 방식으로 똑같이 합니다. 중학생이 되어서, 고등학생이 되어서… 그런데 그런 풀이 방식이 통합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러니 학년이 높아질 수록 어떻게 되겠습니까? 점점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 다시 학원에 보내고, 학원에선 또 선행 학습을 유도합니다. 

    이런 근본적인 교육을 외면한 선행 학습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스스로 다 배웠고, 잘 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님들과의 상담으로도 쉽게 접하는 부류인데,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우리 애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통 안해요.” 와 “우리 애가 초등학교 땐 정말 잘했는데, 중학교 들어오더니 수학을 너무 못하네요.” 또는 “우리 애는 중학교 때까지는 잘 했는데…” 뭐 이런 얘기들이지요. 아이들을 만나봐도 비슷합니다.
    과거에 학원을 다니고, 꽤나 좋은 성적을 거두던 기억이 있는 아이들이 이젠 더 이상 학교 공부를 쫓아 가질 못하겠다고 한탄을 합니다.
    상황이 이러면 다시 시작하면 되겠거니, 생각은 하지요.
    하지만 이런 실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아이들이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일단 과거에 이미 배워서 알고 있다는 쓸모 없는 자만심, 과거의 영광스러운 업적(?)에 대한 향수, 기본적인 훈련이 없는 상태로 시작하는 첫걸음의 어려움, 부모의 기대,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 미숙과 조급함, 훨씬 더 많아진 공부해야 할 절대적인 양 등등.
    많은 수의 학생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차라리 수학 포기의 길을 선택합니다.
    보통 중학교 2학년부터, 좀 이른 학생들은 초등학교 5,6학년 쯤에 이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제가 요즘 가르치는 어떤 아이는 문제를 읽지 않습니다.
    그저 숫자가 나오면 그걸로 무조건 더하거나 나누거나 곱하거나 합니다.
    문제의 조건,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를 못해요.
    이런 현상을 바로 잡는 데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고,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배우는 학생에게도 매우 힘든 과정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실패합니다.

    저는 학부님들에게 항상 경고하고 이야기를 합니다.
    선행 학습은 대부분 위험하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대체로 듣지 않습니다.
    학원장의 말을 듣고, 또는 주변에 있는 친한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별 생각 없이 아이들을 학원에 맡기고 잘 되겠거니 하는 믿음을 갖게 되지요.
    학원에서 어떻게 가르치는지, 아이가 잘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생각 외로 관심이 적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나중에 다시 찾아 오시지요.
    하지만 다시 첫걸음부터 차근차근?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나이 대에 맞는 교육은 따로 있습니다.
    수학이 아무리 원리를 중요시 한다고 해도, 원리만 알고 이해해서 문제를 풀기란 쉽지 않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한 기본적인 훈련도 함께 필요로 하는 과목입니다.
    단순히 숫자를 조합하는 것이 아닌, 문제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 수식을 만들고, 수식에 맞춰 완벽하게 계산을 해야 한 문제가 해결이 됩니다.
    이러한 훈련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최소한 1년, 길게는 2~3년까지도 걸리는 아주 지루하고 복잡한 일입니다.
    ‘천천히, 어설프지만 빠진 과정이 없이’로 시작해서 차차 ‘빠르고 완벽하게’
    이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를 자연스레 몸에 익히는 겁니다.

    그런데 선행 학습에는 이러한 중요한 사항이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더 빨리 진행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복습의 과정이 형편 없이 짧습니다.

    늘상 공부라는 것은 과거로부터 배우는 복습이 주를 이룹니다.
    예습 복습 철저, 이 말 많이 들어보셨지요?
    여기서 예습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복습은 무척 중요합니다.
    머리라는 게 한번에 척 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엄청난 기능을 가진 시스템이 아닙니다.
    여기엔 반복된 훈련이라는 게 항상 있어야 하고, 이해의 과정엔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요.
    오늘 방정식을 배웠다고 바로 풀 수도 있지만 보통은 방정식 푸는 법이 몸에 익을 때까지의 훈련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어떤 글을 보니 사람이 무슨 일에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익숙해지는 데는 거의 예외 없이 10000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만 시간이면 하루 여덟 시간 기준으로 주 5일로 한다고 했을 때 거의 4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걷는 것, 뛰는 것 부터 시작해서, 기구를 다루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는 일정 이상의 시간을 항상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수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이고, 국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 동안 열심히 하는 것, 이것을 우리는 성실하다라고 하는 것이고,
    공부는 이 성실함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단언합니다.
    아이가 천재가 아닌 이상, 단연코 선행 학습은 개소리입니다.
    더 빨리 배워 봤자 그것을 받아들이지도 못할 뿐더러, 훈련의 시간마저 부족해지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더 빨리 배워 봤자, 월반해서 시험 더 일찍 볼 겁니까?
    그거 아니잖아요.
    초등학교 때 배워야 할 것이 따로 있고,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배워야 할 것은 따로 있는 겁니다.

    세상엔 걸음마가 늦는 아이도 있는 것이고, 입이 트이는 게 늦은 아이도 있는 겁니다.
    수학을 잘 하는 아이도 있고, 못 하는 아이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교육의 시스템은 이들이 모두 일정 시간 투자하면 그리고 성실하게 과정을 거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춰집니다.

    빨리 가 봤자, 더 빨리 배워 봤자, 결국 나이가 같으면 같은 날에 수능 시험 보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때 누가 시험을 잘 보느냐, 이 것은 결국 누가 더 열심히 했는가의 차이일 뿐이지, 머리가 좋고 나쁨이나, 더 빨리 배우고 더 늦게 배우고의 차이가 절대 아닙니다.

    원리의 이해와 문제를 푸는 훈련의 과정.
    이것은 예로부터 이어져 온 변함 없는 공부를 잘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누군가 더 좋은 획기적인 방법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사기입니다.
    세상에 그런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엔 수없이 많은 수학 전문 학원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고등학교의 학생 중 50% 이상이 수학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2010년 쯤 기사에 난 비율이 저 정도인데, 지금이라고 나아졌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지요.

    저는 사교육 시장이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비정상적인 시스템이 빨리 사라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자정 능력은 이미 없다고 보고 강제적인 법의 구속력을 기대했습니다만, 현 정부는 그럴 의지가 전혀 보이질 않네요.

    아무튼 글이 깁니다.
    그리고 두서 없이 지껄여서 내용이 좀 오락가락 할 수도 있습니다.
    읽으실 때 여유를 두시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2. 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 3

    어느덧 세 번 째 글을 올립니다.
    처음엔 수학의 본질에 관해서, 그 다음엔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간단하게 글을 올렸는데요.
    오늘은 ‘수학을 잘 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 또 주절주절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대체로 많은 학생들이 그리고 일반인들도 수학을 어려워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좀 어렵습니다.
    왜 어렵냐고 딱 단정지어 말하기엔 쉽지 않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충’이 통하지 않아서 더 어렵게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이 사는 게 좀 대충대충인 면이 은근 많잖아요.
    그런데 그게 없으니까 좀 과하게 딱딱해 보이고,
    고등 수학으로 넘어가면 이게 인간이 하는 이야기인지 외계어인지 구별도 안되고,
    뭐 저도 똑같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수학, 왜 수학은 어려워야 하는가?
    수학의 탄생 과정을 보면, 약간 이해가 가는 면이 있습니다.
    저도 수학을 배우고, 공부하고 했습니다만,
    적어도 공교육의 과정에서 수학을 그렇게 중요시 하면서 왜 수학의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배울 기회가 없었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아무튼 수학이라는 게 왜 생겼을까요?
    뭐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단적인 이유를 들자면 바로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서 수학은 생겨났습니다.

    가령 이런 문제지요.
    자연계엔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직선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직선에 수직인 직선은 각도기도 없이 어떻게 그릴 것인가?
    빵은 아홉개인데 사람이 열명이면 어떻게 똑같이 나눠줄 것인가?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과연 얼마나 큰가?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수학은 생겨났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동안 지금의 수학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개념은 확장되고, 논리는 발전하면서 말입니다.

    지난 번에 이야기했 듯 그 바탕은 언어지요.
    그리고 그 위에 증명이라는 방식을 통해 인간의 언어가 가진 모든 모호함과 애매함을 제거한 완벽한 논리로 하나 씩 하나 씩 벽돌을 쌓아 올린 겁니다.
    그렇게 쌓아진 인류의 정신이 만들어낸 거대한 지식의 성입니다.
    우리가 고등학교까지의 교과 과정에서 배우는 수학은 그렇게 쌓아 올린 벽돌 중에,
    약 18세기까지의 수학이 이루어낸 성과를 배우는 것입니다.
    수학은 늘 현실적인 문제와 함께 발전하고 개념이 확장되었으며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 여기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또 나옵니다.
    수학은 논리적인 문제 해결을 통해서 발전했다는 겁니다.
    수학 공부라는 것은 언어로서 문제를 이해하고 직관이나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완벽한 이성으로써 논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논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무얼 의미합니까?
    거칠게 추상해 본다면 결국 군더더기를 뺀다는 겁니다.
    그리고 순수하게 문제에 관련된 조건을 하나하나 따지고,
    그것들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헤아려서,
    그것에 맞춰 수학이 쌓아 올린 그간의 개념을 적절하게 끼워 넣는 거죠.
    이것을 흔히 수식이라고 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 것을 푸는 과정은 상당히 기계적이기에 이에 대한 훈련이 필요 합니다.

    결국 수학을 잘 한다는 건 이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현실 문제가 맞닿는 지점에 어떤 학문이 있습니까?
    수학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이공계에서의 학문, 그리고 경제학을 필두로 한 경상계열의 학문들 모두가 이러한 과정을 반드시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수학을 전혀 이용하지 않으면서 이런 과정을 하는 학문도 있습니다.
    바로 법학과 철학이 대표적입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서울대 법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문과 계열 중 수학을 가장 잘 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막상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을 뽑아 놓고는 4년 내내 수학은 가르치는 것은 고사하고 코빼기도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면 가르치지도 않고, 써먹지도 않는데, 왜 수학 잘하는 학생을 뽑습니까?
    바로 수학이라는 학문의 특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수학을 한다는 것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 시키고 그것을 써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 존재 의의가 있기에 수학 잘 하는 학생을 뽑으면 복잡한 판결문을 읽고 이해하는 걸 더 잘 하더라 해서 그렇게 하는 겁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단순히 수학을 수학으로 써먹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수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익히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죠.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그리고 조건의 관계를 이해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능력.
    이런 것을 기르고자 필수 학문으로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수학을 잘 한다는 것은 퉁쳐서 그냥 공부를 잘 한다는 얘기랑 일맥상통합니다.
    영어만 잘 하거나, 국어만 잘 하거나 하는 아이들은 많습니다.
    그런데 잘 보면요, 수학만 잘 한다?
    그런 경우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수학 잘 하는 애들 보면 국어, 영어, 사회, 과학 다 어느 정도 합니다.

    바꿔 말하면 국어 잘 하고, 영어 잘 해야 수학도 잘 한다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수학이라는 건 문제 해결이 목표이기에, 
    결국 종합적인 이해력과 논리력이 우선시 되는 종합 학문이기에 그렇습니다. 
    이해력과 논리력 이건 언어의 기본이 되어야 가능한 영역이구요.

    그러니 학생이 수학을 못할 때, 수학만 가르쳐 봐야 별로 효과가 크질 않습니다.
    언어 영역의 공부가 무척 중요합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수학 학원에 보냅니다.
    수학 공부하라고…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합니다.
    수학 학원에 와서 말이지요.

    그 원인은 기본적인 언어 영역의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해력과 논리력, 그리고 표현력까지…
    이런 건 일시적인 훈련으로 극복하기엔 너무나 어렵습니다.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하나 덧 붙여 말씀 드리자면,
    언어 능력이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자칫 수학 공부는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나 어렸을 때, 수학 보다는 언어 쪽에 치중해서, 아이들에게 바른 독서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게 수학을 가르치기 보다 훨씬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럼 정리하겠습니다.

    수학을 잘 한다는 건 결국 그냥 공부 잘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수학 잘 하려면 다른 공부도 잘 해야 한다.
    뭐 이런 얘기였습니다.

    별 거 없지요?

    매번 별 거 아닌 것에 대해 길게 글만 씁니다.
    다음엔 늘 말 많은 ‘선행 학습’에 관해서 쓰겠습니다.

     

  3. 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 2

    오늘 글 올리기로 해놓고는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이제서야 쓰고 있습니다.
    낮에 썼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습니다.

    지난 주에 올린 글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무척 놀랐습니다.
    보통 수학이라는 게 외면의 대상이고, 어디서든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임을 생각해보면
    여기 계신 분들은 여간 수준이 높은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휴지끈의 길이와 가방끈의 길이에 상관 관계가 있으려나요. 

    아무튼 지난번에 수학의 본질에 관해서 얘길 했습니다.
    수학은 개념어로 이루어진 언어 체계이다.
    라고 간단히 소개를 했는데요,
    오늘은 지난 주제였던 수학에 이어 ‘공부’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쓰는 글의 테마가 수학 공부에 관한 것이니 만큼,
    좀 길어지더라도, 차근차근 순서에 맞추는 게 좋을 듯 하여 선정한 주제이니,
    가볍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은 수학과는 무관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녀를 두신 모든 분들이 한 번 쯤 함께 생각해보자는 차원에서 올리는 글입니다.

    보통 공부라 하면, 사전적 정의로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이라고 나와있습니다.
    한자로는 工夫라고 씁니다. 영어로는 study라고 하지요.
    보통 학생들한테 ‘넌 공부가 뭐라고 생각하냐?’라고 물으면 상당수가 지겨운 것, 하기 싫은 것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입니다.
    가끔 재미난 것이라고 대답하는 기특한 아이들도 있습니다만, 대체로 놀고 싶고, 쉬고 싶은 것을 억누르고 하는 ‘일(work)’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인 듯 합니다.
    여러분들은 공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저도 학교를 다녔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그 긴 시간 동안, 
    공부하라는 얘기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많이 들었는데,
    정작 공부가 뭔지는 배우질 않았습니다. 
    막연하게 알 뿐이지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럼 도대체 공부는 왜 하는데?’에 대해서도 딱히 누군가에게 배우거나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하라는 소리 꽤나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그리고 아무 생각 없는 주위의 어른들에게서,
    꾸준히 듣고 자랐습니다.
    도대체 공부가 뭐냐? 도대체 공부는 왜 하는데?
    이런 물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말이죠.
    오로지 ‘공부해라.’라는 명령 또는 잔소리만 들었습니다.

    제가 느닷없이 이 얘기를 왜 꺼내들었냐 하면요,
    많은 아이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작 공부해라 공부…라는 말은 많이 듣는데,
    도대체 뭘 하는 게 공부인가?
    그리고 그 공부라는 게 뭐길래 해야 하는가?
    쉽게 어른들은 말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막막하기 그지 없는 말이지요.

    사실 왜 공부해야 하는데요?라고 물어보면 막상 대답이 쉽게 나오질 않습니다.
    공부가 뭐냐?라고 물어보면 이 또한 쉽게 대답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주문을 합니다.
    공부해 공부해 공부해…

    학생들이 공부를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닐텐데, 이 시대의 부모들은 공부를 원하고, 
    또 학교에서도 공부가 전부인 양 떠들어 대면서, 
    정작 공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참 모순이지요.
    그러면서 공부는 자고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요즘엔 하나 더 추가되었지요.
    열심히 해서 잘 해야한다…까지요.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것 참 기막히고 코막히고 미치는 노릇입니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봐도 이것 참 환장할 노릇입니다.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일에,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일에, 
    일단 열심히 하라니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회사에서 일을 저렇게 시켜봐요, 열받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오죽하겠습니까.

    공부를 하려면 도대체 왜 하는지,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지요.
    그래야 하는 겁니다.
    사람은 이 문제를 떠나서는 ‘무조건 열심히’라는 게 안되는 존재에요.
    적어도 회사에서 이렇게 무작정 일을 시키면 월급이라도 받지요.
    학생들은 뭡니까?

    하물며 수학에 관해서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렇잖아요.
    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해서는 수학이 무엇이고, 공부는 무엇이고, 그리고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지 못하면 모두가 공염불일 뿐입니다.

    성게에 계신 많은 학부모님들,
    학생인 자녀들과 이런 얘기 나누십니까?
    교육의 최전선에서 학생들과 만나시는 분들은 학생들과 이런 얘기들 혹시 나누시나요?

    공부가 뭔지, 왜 해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를 겁니다.
    저도 나름의 해답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정답이라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 만은 분명합니다.
    공부는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할 때 가장 열심히 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절실해야 움직이는 거지요.
    마음이 움직여야 공부도 열심히 하는 거지요.
    그래야 잘 할 수 있기도 합니다.

    공부 안 하는 학생들도 참 많습니다.
    그들의 말대로 라면 포기한 거죠.
    그런데 그 아이들이 공부가 싫어서 안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무언가에 대한 반대로써, 안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지나친 공부에 대한 압박, 그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 열정의 부재, 소통의 부재, 외로움, 부모의 기대에 대한 공포, 그에 부응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죄책감 등등.
    아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현실입니다.

    공부해~! 라고 말하기 전에,
    공부가 뭔지,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말하기에 앞서 정리를 해보셨으면 해서,
    그냥 질문만 툭 던져봅니다.


    다음엔 수학에 관련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

     

  4. 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 1

    수학 공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공교육의 교육 과정 중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고, 어려워 하는 과목이 수학입니다. 
    필수 교육 과목으로 지정되어 많이 하기도 하지만, 성적을 잘 받는 학생들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사교육 시장에서 꽤 큰 부분을 차지하고, 많은 전문 학원을 비롯해서 많은 과외 선생님들이 있지만, 정말이지 날이 가면 갈 수록 학생들의 성적 양극화는 심해지는 편입니다. 
    과하리만치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기도 하고, 수학의 학업 성취도는 평균적으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정말 투자 대비 효과가 너무 작은 교육 분야입니다. 참 난감하지요.

    그럼 이런 현상은 왜 벌어졌을까요?
    그리고 이런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도대체 수학이 뭔데 필수 교과 과목이 되었을까요?

    저는 아이들한테 산수(? - 고교 과정까지의 수학을 통칭)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교육 시장에서요. 
    그래서 좀 야매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적은 노력으로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제가 아는 한에서 여러 예를 통해 약간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이런 잡설을 끄적여 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잡설입니다.
    뭐에 대해서 얘기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도대체 산수가 뭐냐?’에 대해서 글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학생들, 그리고 그보다 많은 학부형들의 수학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문제를 풀기 위한 학문, 학부형들은 좋은 대학을 위한 필수 과목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수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하게 되는 초등학교에서의 수학 수업은 어떨까요?
    솔직히 현재 대한민국 초등학교에서의 수학은 개판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대체로 수학 전문이 아니어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좀 심하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대체로 문제 풀이만 집중해서 가르치거든요.

    저는 이런 식의 접근이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얘기한 많은 문제들의 원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수학의 본질은 전혀 이렇지 않거든요. 
    수학이라는 학문은 문제를 풀기 위해 처음 생겨나긴 했지만, 
    몇 천 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점점 복잡하고 체계적으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수학이라는 학문은 뭐냐????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수학이란 개념어로 이루어진 언어 체계이다.
    단순하지요?
    수학 하면 많은 분들이 복잡한 수식을 먼저 떠올리고, 아이들은 복잡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기본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언어입니다.
    수식이라는 게 뭐 대단한 게 아니에요. 
    글로 쓰자니 길어지고 복잡해지니 이걸 간단하게 쓰려고 나온 신호일 뿐입니다. 
    복잡하고 모호한 일상어(보통 하는 말)에서 모호함과 애매함을 다이어트를 통해 쫙 빼고 남은 순수한 개념들을 기호라는 언어로써 구현했을 뿐입니다.
    수학은 뭐라구요?
    언어입니다. 
    수식은 일상어를 수학이라는 언어로 형태를 바꾼 것 뿐입니다. 
    일종의 번역 개념이라고 보시면 좋습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많이 쓰는 숫자들도 결국 개념어의 일종입니다. 
    '1'이라는 게 자연계에 존재하는 어떤 것의 이름이 아니라 하나로서 표현 가능한 모든 것이라는 의미의 단어일 뿐입니다. 
    이걸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수학에서는 늘 개념 혹은 정의가 제일 먼저 나오고 이걸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데 많은 학교 학원 과외에서 이런 부분을 매번 버려두고 문제 풀이에 빠지다 보니 점점 나쁜 결과를 받을 수 밖에 없지요.

    초등학교에서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라는 사칙 연산과 같다는 뜻의 등호와 같지 않다는 뜻의 부등호를 배웁니다.
    적어도 고등학교까지의 수학에서는 이것이 기본이고 이것을 완벽하게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더하기라는 건 앞에 있는 숫자에 뒤에 있는 숫자 만큼을 더한다는 뜻이고, 더하기가 거듭되는 것을 간편하게 쓰려고 곱하기라는 개념이 나온거죠. 
    곱하기는 구구단을 외운다고 이해하는 게 아닙니다. 십구구단을 외워도 곱하기의 개념을 모르면 말짱 황입니다. 
    곱하기는 더하기에서 파생된 개념으로서 접근해야 합니다. 
    같은 문제로는 나누기가 있지요. 
    나눈다는 것은 앞에 있는 숫자에서 뒤에 있는 숫자만큼을 거듭해서 몇 번이나 뺄 수 있는가에 대한 개념입니다. 
    빵을 나누다, 고기를 나누다 할 때와는 조금 개념이 다릅니다. 
    일상어로서는 같습니다만, 이것으로는 분수의 나눗셈을 이해할 수 없지요. 
    나눗셈은 뺄셈의 파생 상품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붙여서 말씀을 드리자면, 등호의 의미입니다.
    수학 문제는 간단하게 줄여서 얘기하면 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더 간단히 축약하는 방식을 얘기하는 겁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것의 축약’이라는 개념인데요, 
    같은 것을 ‘=’이라는 등호로 표시하자는 약속입니다. 이것도 또한 단어일 뿐입니다.

    이런 개념을 언어로서 이해하지 않으면 수학이 학교 성적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보통 중학교 방정식이 나오는 부분부터 수학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아이들이 급격히 많이 생기는데요, 이게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방정식이라는 개념, 엑스라고 불리우는 미지수의 개념이 머리에 자리를 잡지 못하는 현상이지요. 
    왜냐하면 개념은 없고 문제 풀이만 가르치는 곳이 워낙에 많거든요.
    같다의 개념과 더하기 빼기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문제를 풀려고만 하니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상태로 빠지는거죠.

    수학은 언어입니다. 이게 수학의 출발점이구요, 개념을 언어로서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서 수학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겁니다.

    오늘은 첫 글이라 개략적인 수학의 본질에 대해서 주절거렸습니다.

    다음엔 조금 더 현실적으로 수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야 하며, 학원 고르는 법, 언제부터 수학을 본격적으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차차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5. Nexus 10 screen

     
  6. 개인용

     
  7. 그냥 충주 저녁 풍경